미국의 고교에 총기(銃器)난사(亂射)를 하겠다고 장난전화를 한 한국거주 이모(19) 씨가 미국에 송환되는 일은 면하게 됐다.
뉴저지 워렌카운티 검찰과 경찰은 2일 합동기자회견을 열고 “이씨가 한국 검찰에 기소된 상태로 한국법에 따라 5년이하의 징역과 1만5천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에서 합당한 처벌을 받는만큼 미국에 송환요청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은 지난해 3월 뉴저지 해커츠 고교에 총기를 난사하겠다는 협박전화를 한 용의자가 한국의 19세 청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그간의 수사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의 주요 언론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장엔 용의자 이 씨의 얼굴사진이 크게 내걸려 시선을 끌었다.
이 씨는 지난해 3월 26일 전주시 자신의 집에서 뉴저지 911 신고센터로 전화를 걸어 “해커츠 고교 학생들에게 갖고 있는 AK 총기로 난사하겠다”고 협박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4월3일에는 뉴욕시경(NYPD)에 같은 방식으로 “내 아들을 죽였으며 당신(경찰관)과 가족도 곧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은 이 씨가 911 근무자와 1시간가량 통화하며 특정한 소녀를 포함해 학생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전화에서 케빈 맥고운이라고 가명을 썼으며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해 이야기 하는가하면 좋아하는 랩송을 읊조린 것으로 드러났다.
협박전화로 해캐츠타운 고교는 물론, 중학교와 해처리힐 초등학교, 윌로우그로브 초등학교, 세인트메어리 초등학교, 센티너리 대학 등 이 지역의 6개 초중고대학교가 4시간동안 폐쇄(閉鎖)되는 소동이 있었다.
당국은 이 전화가 IP주소 앱을 통한 것이어서 즉각적인 추적이 어려웠다면서 뉴저지주경찰전자단속국을 비롯, 국토안보부와 FBI 등 특수기관들의 도움을 얻어 15개월에 걸친 합동수사 끝에 전화가 한국에서 걸려온 것을 확인하고 용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서울경찰청에게 수사를 의뢰, 지난 1월 27일 이씨의 소재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씨는 지난 달 3일 기소됐으며 5년이하의 징역과 1만5천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렌카운티의 프리홀더(시의장) 제이슨 사노스키는 “이번 사건은 더 이상 우리가 작은 타운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지구촌 누구에게든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욕=임지환특파원 newsroh@gmail.com
<꼬리뉴스>
“한국군인 관련 협박전화” 스타레저 신문 제목
한편 뉴저지 유력언론 스타레저(Star Ledger)는 “이 씨가 온라인 채팅방을 통해 협박을 가했으며 현재 군 복무중”이라고 전했다.
스타레저는 기사 제목을 ‘한국군인 관련된 채팅방협박전화’라고 붙여 마치 현역군인이 범행을 저지른듯한 인상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