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말고도 쇼핑할 곳이 많다!” “소비지상주의는 폭력이다!”
‘월가를 점령하라’의 시위대가 블랙 프라이데이에 열광하는 소비심리에도 딴죽을 걸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알리는 25일 영시에 문을 연 맨해튼 34가의 메이시스 백화점에는 수백명의 인파가 줄을 선 가운데 월가 시위대가 맞불집회(集會)를 벌여 시선을 끌었다.
시위를 이끌고 있는 빌리 목사(Reverend Billy)는 자정 무렵 수십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약 10여 분 정도 백화점에 출동, 줄지은 쇼핑객들 옆에서 “You Don't have to Shop here.” (여기말고도 쇼핑 할 곳이 많다), ‘Consumerism is violent.“(소비지상 주의는 폭력이다) 는 구호를 외쳤다.
▲ 빌리 목사(흰옷)가 시위대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정을 기해 백화점 문이 열리면서 일순 시위대와 쇼핑객이 뒤섞여 백화점측 경비들이 시위대를 저지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져 한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빌리 목사는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을 통해 대형 소매점들이 시민들을 현혹시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시민들에게 경각심(警覺心)을 촉구하기 위해 시위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빌리 목사는 블로그를 통해 시민들이 블랙 프라이데이인 25일 오후 1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뉴욕시’ 이벤트를 공지하며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메이시스 백화점에는 이같은 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독 들인 물건을 먼저 사려는 일부 쇼핑객들이 아우성을 쳐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자정과 함께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 매장은 순식간에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날 쇼핑객중에는 단체로 온 중국인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일부 중국 고객들은 시끄럽게 떠들며 전혀 주위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쇼핑매너로 눈총을 받았다.
메릴랜드에서 왔다는 메리 심슨(Mary Symson) 씨는 “이렇게 정신없이 시끌벅적하고 제멋대로 쇼핑하는 분위기에서는 아무리 싸게 판다고 해도 쇼핑하고 싶은 생각이 안난다”며 “오늘 쇼핑은 커피나 마시고 사람구경이나 하다 가는게 상책일 것 같다”고 꼬집었다.
뉴욕=김진곤특파원 ckkim@newsroh.com
<꼬리뉴스>
블랙프라이데이 안전사고 때문에 개점시간 당겨?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에 일찍 개점한 주요 소매업체들은 제이시 페니(JC Penny)를 비롯, 시어스(Sears), 월 마트(Wall Mart) 등으로 추수감사절인 24일 저녁시간대에 오픈했다.
최근들어 블랙프라이데이 개점시간을 전날 저녁으로 앞당기는 경향에 대해 잦은 폭력사고와 인명사고를 막기 위한 고육책(苦肉策)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때 마다 잦은 사고들이 발생하자 대형 소매점들이 원인을 찾은 결과 근본적인 이유가 야외에서 밤을 샌 인파들이 개장하자마자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오는 ‘쇼핑 광란(Shopping Frenzy)’ 에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장 시간을 추수감사절 당일 저녁으로 앞당기는 것으로 대책을 강구했다는 것이다. 물론 고객들이 다소 분산되는 효과는 있어도 일찍 문을 연만큼 사람들이 개점에 맞춰 한꺼번에 몰려들기때문에 여전히 안전사고의 위험은 크다는 지적이다.
또한 시외 등 상대적으로 한적한 지역에서도 개점시간을 앞당겨 결국 소비를 조장하기 위한 업체들의 얄팍한 노림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개점시간이 당겨지면서 해당업체 직원들이나 고객들이 편안한 추수감사절 저녁을 즐기지 못해 명절의 분위기가 훼손(毁損)되고 있다.